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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보행자 교통사고의 중상 가능성은 충돌한 차량의 속도뿐 아니라 ‘차종’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국내외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전고(차량 높이)가 높은 SUV나 픽업트럭과의 충돌에서는 치명상 위험이 일반 승용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전고가 높은 차량은 보행자의 상반신을 직접 타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머리·흉부·복부의 중상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고 밝혔다. 반면, 전고가 낮은 일반 세단형 차량은 하지를 먼저 충격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치명상 비율이 낮은 편이다.


국내 도로교통공단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최근 5년간 SUV 또는 상용 밴 차량과의 보행자 충돌 사고는 전체 차량 중 약 20% 수준이었지만, 이 중 사망률은 전체 치명사고의 35%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전면 디자인과 범퍼 높이, 보닛의 단단한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한 일반 차량은 충돌 시 보행자의 무게 중심을 무릎 아래에서 받아내면서 ‘튕겨내는’ 형태로 움직이지만, SUV나 픽업은 충격 부위가 복부나 가슴 부위에 위치해 보행자가 차량 밑으로 깔릴 위험이 더 크다는 점도 위험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신체가 작아 충격 부위가 더 위쪽으로 집중되며 상해 강도가 커질 수 있다.


운전자 시야 확보 문제도 크다. 차체가 높아지면 전방 시야의 사각지대가 넓어져,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SUV 앞 범퍼 사각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SUV의 대중화와 함께 보행자 보호 기술의 적용 역시 강화돼야 한다”며 “보닛 높이를 조절하거나 보행자 에어백, 전방 감지 센서 등 기술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인식 변화다. 속도를 줄이고, 횡단보도 앞에서는 반드시 멈추는 ‘교통약자 중심 운전’이 필요하다.


한편, 보행자 역시 무단횡단을 피하고 차량 접근 시 시야를 확보하는 등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린 자녀나 노인을 동반할 경우, SUV 주변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