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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비만 치료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체성분 개선’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베루(Veru)는 자사의 선택적 안드로겐 수용체 조절제(SARM) 계열 치료제 ‘에노보사름(enobosarm)’이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와 병용 투여될 경우, 위장 관련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근육 손실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최근 종료된 2상 임상시험의 안전성 분석 결과로, 곧 3상 진입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2상 임상은 총 168명의 고령(60세 이상)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주 1회 위고비 투여에 더해, 에노보사름을 하루 3mg 또는 6mg 용량으로 병용했다. 분석 결과, 두 용량 모두에서 위고비 단독 투여군 대비 오심, 속쓰림, 설사, 구토 등 위장계 부작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mg 병용 투여군에서는 간효소 수치 상승 사례가 단 한 건에 불과했으며, 해당 사례도 복용 중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중요한 점은 체중 감소 자체보다 ‘제지방량 유지’ 효과에 있다. 일반적으로 GLP-1 계열 약물인 위고비나 릴리의 제프바운드(Zepbound)는 체지방과 함께 근육까지 감량시키는 경향이 있어 고령 환자에게는 근감소증이나 신체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위고비+에노보사름 병용군은 제지방량 감소가 1.2%에 불과한 반면, 위고비+위약군에서는 무려 4.1% 감소가 관찰됐다. 또한 계단 오르기 파워 감소율도 병용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다만 체중 감소 효과 자체는 위고비 단독군과 병용군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베루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6mg 용량은 추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3mg 용량을 중심으로 3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베루는 또 다른 전략으로 에노보사름의 경구 지속형 제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곧 1상 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 제형은 새로운 특허를 기반으로 시장 독점권을 2045년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노보사름은 원래 폐암 환자 등 근감소증 고위험군에서의 근육 보존 용도로 개발됐던 약물로, 이번에는 비만과 고령이라는 조건에서 ‘기능 유지 중심의 병용 요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체중 감량만을 목표로 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신체 기능과 체성분 유지까지 고려한 복합 전략이 비만 치료 시장의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