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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을 때, 혹은 처음 가는 장소를 찾을 때 유독 길을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 ‘방향치’라고 가볍게 여겨질 수 있지만, 지나치게 심하거나 최근 들어 악화됐다면 단순한 문제로 볼 수 없다. 이는 뇌 기능 저하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길을 잘 찾지 못하는 능력은 공간지각력(spatial orientation)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기능은 뇌의 해마(hippocampus)와 두정엽(parietal lobe)이 담당하는데, 이 부위들이 퇴화하거나 손상되면 공간 정보를 처리하고 방향을 인식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최근 들어 중년층에서 “이상하게 요즘 길을 잘 못 찾겠다”, “내비게이션 없이는 불안하다”는 호소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건망증이나 개인차로 넘기지 말고, 뇌 건강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알츠하이머 치매의 초기 증상 중 하나로 공간지각력 저하가 있다. 길을 잘 외우던 사람이 갑자기 익숙한 동네에서도 방향을 못 잡고, 집을 못 찾는 일이 반복된다면 뇌 퇴행의 징후일 수 있다.


또한 뇌졸중, 뇌종양, 뇌출혈 후유증 등도 공간 감각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일부 경우에는 측두엽 간질이나 경미한 뇌손상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의료진은 “자신의 길 찾기 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특히 길을 외우는 데 어려움이 생기고 자주 방향을 틀린다면, 조기에 뇌 건강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방향 감각 저하가 병은 아니다. 원래부터 방향 감각이 약한 사람들도 존재하고,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 등으로 일시적으로 저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자주 길을 잃거나 낯선 곳에서 심한 불안을 느낀다면 원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뇌는 소리 없이 변화를 시작한다. 단순한 방향치라고 넘겼던 길치 증상, 혹시 당신의 뇌가 보내는 도움 요청 신호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