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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만성통증 질환인 섬유근통(fibromyalgia)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미생물학적 접근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섬유근통 환자에게 이식했을 때, 통증 수준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는 2024년 4월 24일 국제 학술지 『Neuron』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심한 섬유근통을 가진 여성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공개 임상(pilot study)을 진행했으며, 참가자들은 건강한 공여자의 대변에서 추출한 미생물을 무균 캡슐 형태로 2주 간격으로 총 5회 복용했다. 이 중 12명이 10점 만점 통증 척도에서 2점 이상 감소를 보였다. 해당 결과는 중국에서 진행된 유사 연구 및 최근 『Science』에 실린 관련 논문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전 연구에서 섬유근통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인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지만, 이번 연구는 ‘미생물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인과성을 동물 모델과 인체 대상 실험 모두에서 제시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섬유근통 환자의 대변 미생물을 생쥐에게 이식했을 때 통증 민감도가 증가했고, 이후 건강한 공여자 미생물로 교체했을 때 다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를 주도한 아르카디 쿠토르스키(Arkady Khoutorsky) 박사는 “아직은 무작위 통제 임상이 아니며, 대조군도 부족해 확정적인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약 10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1년 반 후 공개될 예정이다.


향후 연구는 미생물 전체 이식이 아닌, 통증 완화에 기여한 핵심 균주 또는 대사산물, 면역기전 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쿠토르스키 박사는 “다른 사람의 대변을 이용한 치료보다는, 특정 유효균주를 분리하거나, 그 유도 물질을 이용하는 방식이 보다 위생적이고 일관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섬유근통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4%가 앓고 있으며, 주로 여성에게 흔하다. 근육·관절 통증 외에도 피로, 기억력 저하, 불안·우울감 등이 동반되지만, 명확한 병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질환의 원인 규명과 함께 새로운 생물학적 치료 접근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난치성 만성통증 질환의 치료 전략에 큰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