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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백신과 프로바이오틱스를 결합해 장내 유해균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유익균으로 채움으로써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Zurich)의 면역학자 엠마 슬랙(Emma Slack) 박사 연구팀은 이 전략을 ‘백신 강화 경쟁(vaccine-enhanced competition)’이라 명명하고, 장내 미생물 군집 조절을 통해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는 2024년 4월 3일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살모넬라 감염을 모델로 삼아, 병원성 살모넬라를 불활화한 경구용 백신을 투여한 후, 생체 내에서 무해한 변형 살모넬라 균주를 함께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백신은 면역반응을 유도해 병원성 균을 제거하고, 프로바이오틱스로 제공된 무해균주는 장내에 정착하여 유해균의 재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백신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투여받은 생쥐는 이후 병원성 살모넬라에 노출되었을 때 감염되지 않았다. 대조군은 모두 감염되었고, 백신 또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단독으로 투여한 그룹은 일부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병용군보다는 효과가 낮았다.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조합된 백신과 무해한 대장균 3종을 함께 투여한 실험에서도, 병원성 대장균 감염이 효과적으로 제거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슬랙 박사는 “잡초를 뽑고 나서 아무것도 심지 않으면 잡초는 다시 자라난다”며 “장내 유해균을 백신으로 제거한 후, 빈 공간을 유익균으로 채우는 것이 감염 재발을 막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광범위 항생제 남용에 따른 장내균총 파괴 및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내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의 치료는 기존 항생제와 달리, 숙주 면역과 미생물 생태계를 함께 고려하는 점에서 더 지속가능하고 정밀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재 사용된 균주들은 인간 병원성과는 다른 실험용 균주이며, 연구팀은 향후 사람에게 감염을 유발하는 균주를 대상으로 유사한 전략을 검증하는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감염 예방 백신 +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결합한 ‘차세대 감염 제어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