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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단순히 사람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반려견에게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반려견을 기르는 직장인 8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보호자의 업무 스트레스와 그것을 계속 떠올리는 사고 습관이 반려견의 스트레스 반응과 행동 변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2024년 5월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연구에 참여한 이들은 업무 중 느끼는 스트레스, 퇴근 후에도 업무를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정도, 반려견의 행동에 대한 평가 등을 기록했다. 분석 결과, 단순히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보다도, 그 스트레스를 집까지 끌고 와서 계속 떠올리는 ‘반추적 사고(rumination)’가 반려견의 스트레스 행동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보호자가 집에서도 업무 걱정에 몰두하면 반려견은 헛돌거나 짖고, 장난감을 무시하거나 혼자 구석에 머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자신의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반려견이 말 대신 보호자의 표정, 몸짓, 목소리의 높낮이 등을 통해 감정 상태를 읽기 때문에, 보호자의 감정 변화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업무로 인한 긴장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채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반려견의 일상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심리학자들은 이를 “정서적 전이(emotional transmission)” 현상으로 설명했다. 인간이 말하지 않아도 타인의 감정을 감지하는 것처럼, 반려견도 보호자의 부정적 감정과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반려견의 정서적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자가 일과 삶의 균형을 제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업무 스트레스를 반려견에게 전이시키지 않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간단한 일상 루틴—예를 들어 산책하기, 옷을 갈아입기, 휴대폰을 멀리 두는 행동—을 통해 자신에게 ‘업무 종료’ 신호를 줄 수 있다.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완전히 몰입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산책하거나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깊은 호흡이나 간단한 명상 등을 통해 감정 상태를 진정시키고, 부드러운 목소리 톤과 이완된 자세로 반려견과 교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인간과 반려동물 간의 정서적 교감이 단순한 애정 표현을 넘어, 스트레스와 감정 상태까지 공유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주목된다. 보호자가 본인의 정서 상태를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은 반려견의 행동 안정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이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반려견은 보호자의 직책도, 회의 내용도 모르지만, 보호자가 불안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다”며, 스트레스 관리가 반려견과의 삶의 질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