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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근시 진행을 늦추기 위해 청소년기에 착용하는 특수 콘택트렌즈가 치료 중단 후에도 효과를 지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는 청소년기의 눈 성장과 시력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 다초점 콘택트렌즈가 단순한 시력 교정 이상의 치료적 효과를 지닌다는 점을 입증했다.


근시는 아이의 눈이 앞뒤로 과도하게 자라나면서 망막 앞쪽에 초점이 맺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원거리는 흐릿하게 보이고 가까운 물체는 잘 보인다. 기존의 단초점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망막 중심부의 초점만 교정하지만, 눈의 성장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반면, 다초점 콘택트렌즈는 중심부는 원거리 시력을 선명하게 유지하면서, 주변부에는 굴절력을 높여 망막 앞쪽에 빛의 초점을 형성한다. 이는 눈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초기 임상 시험에서 7세에서 11세 사이의 근시 아동 294명을 대상으로 고굴절력, 중굴절력 다초점 렌즈와 단초점 렌즈를 무작위 배정하여 3년간 착용하게 했다. 그 결과, 고굴절력 다초점 렌즈를 착용한 아이들이 가장 느린 속도로 근시가 진행됐고, 눈의 길이 성장도 가장 적었다. 이후 후속 연구에서는 이들이 렌즈 착용을 중단한 후에도 효과가 유지되는지를 추적했다.


3년차부터 단초점 렌즈로 전환한 후속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눈의 성장 속도는 나이에 따른 정상 범위로 돌아왔으며, 고굴절력 다초점 렌즈군에 속했던 아이들은 여전히 눈의 길이가 짧고 근시 정도도 더 낮았다. 이는 어린 시절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통한 조기 개입이 향후 시력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 예를 들어 망막 박리나 녹내장 등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눈의 성장 속도는 다초점 렌즈 중단 후에도 연령대별 평균 수준으로 회복됐고, 급격한 반동성 근시 악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소폭의 성장 증가가 있었지만(연 0.03mm 수준), 이는 임상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다초점 콘택트렌즈 착용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근시 조절에 있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안과대학 제프리 월린 박사는 “어린 시절 다초점 렌즈를 통한 조기 개입은 근시의 진행을 늦추고, 이후 렌즈를 중단한 뒤에도 효과가 지속되는 안전한 치료법”이라며, “가장 효과적인 시기는 초등학생 연령대”라고 강조했다. 최근 디지털 기기의 과다 사용으로 근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예방적 시력 관리의 중요성과 함께 치료 전략의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근시를 단순히 교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진행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다초점 콘택트렌즈는 앞으로 청소년 시력 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