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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이 열이나 촉각과 같은 감각을 어떻게 인식하고, 염증이 이 감각을 어떻게 통증으로 변형시키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열과 염증성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세포와 분자 수준의 기전을 규명하며, 감각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감각 통증의 원인을 새롭게 조명했다.


이번 연구는 피부에 존재하는 체성감각 뉴런에 초점을 맞췄다. 이 세포들은 촉각의 위치와 강도, 그리고 감정적 반응까지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첨단 영상 기술과 정밀한 분자 분석을 통해 열과 촉각 자극이 생쥐 피부에서 서로 다른 신경세포를 어떻게 활성화하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열과 온화한 촉각은 완전히 구분된 세포군에 의해 인지되며, 자극이 강해질수록 이들 세포의 기능이 겹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우리 몸이 자극의 유해성과 무해성을 어떻게 구별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다.


염증이 통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이 과정이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통증 유발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E2를 피부에 주입해 염증 반응을 유도했다. 이때 특정 통각수용기 뉴런이 활성화되고 장시간 동안 열에 민감해지는 변화가 관찰되었다. 이는 염증으로 인해 통각세포가 민감해지면서 무해한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염증 상황에서도 촉각 자체의 감지는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기존의 촉각 신호에 통각신호가 중첩되면서 발생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촉각 이질통’이라고 불리는 염증 관련 촉각 과민증의 원인을 설명했다. 이 현상은 감각 이온 채널인 PIEZO2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전의 NIH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 연구는 알렉스 체슬러 박사와 닉 리바 박사가 이끄는 NIH 산하 두 연구소의 협력으로 수행되었으며, 감각 신호가 뇌에서 어떻게 해석되어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연구의 일환이다. 체슬러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가 인간에게도 의미 있는 결과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인간과 쥐의 감각 신경 경로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염증이 통증을 유발한다는 기존의 이해를 넘어, 어떤 신경세포가 활성화되고 어떤 분자가 통증 신호를 ‘증폭’시키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이로써 다양한 통증 유형에 따라 적절한 치료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맞춤형 통증 치료법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통증의 세포적 \'볼륨 스위치\'를 찾아내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