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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Y 염색체 손실이 남성의 노화와 관련된 현상이라는 점은 오랫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이 현상이 암의 생존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Y 염색체 결핍이 암 치료 결과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암 치료 접근 방식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


6월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암센터 연구팀의 논문은 29개 유형, 총 4,127개의 종양 샘플을 정밀 분석해 Y 염색체 손실과 암 생존율 간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양 세포에서 Y 염색체가 손실된 환자들은 동일한 암 유형을 앓는 다른 환자들보다 생존율이 뚜렷하게 낮았다. 특히 면역세포인 T세포에서도 Y 염색체가 소실되었을 때, 종양을 억제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고, 면역 항암 치료제에 대한 반응성도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는 Y 염색체 결핍이 단순한 유전적 현상이 아닌, 종양 미세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기전임을 보여주었다. 실험에서는 Y 염색체를 잃은 암세포가 주변의 섬유아세포나 T세포에도 같은 염색체 손실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는 암세포가 면역 회피 전략의 일환으로 염색체 손실을 퍼뜨리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Y 염색체가 없는 종양은 마치 자석처럼 Y 결핍된 세포들을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되었다.


연구 수석 저자인 댄 테오도레스쿠 박사는 이러한 결과가 암 치료에 있어 Y 염색체 상태를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역체계를 활용한 치료법, 예를 들어 자가 CAR-T 치료 등은 환자의 Y 염색체 결핍 여부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하며, 진단 초기 단계에서부터 종양뿐 아니라 면역세포의 염색체 상태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런던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연구진도 관련 논평에서, \"암세포뿐만 아니라 종양 주변 환경에서 Y 염색체 상태를 분석하는 것이 예후 예측과 맞춤 치료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40세 남성의 약 2.5%, 70세에서는 40%, 90세 이상에서는 절반 이상이 Y 염색체를 잃은 혈액세포를 가진다는 통계는 노화와 질병 사이의 복잡한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Y 염색체 손실은 암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심혈관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단순한 유전자 결함이 아닌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로서의 가치를 시사한다. 테오도레스쿠 박사는 Y 염색체 소실이 단지 혈액세포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이 유전적 변화가 다른 조직 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연구는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성 인구의 절반 이상이 노화에 따라 Y 염색체를 잃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유전적 변화를 조기 진단하고 개입할 수 있는 전략이 향후 맞춤형 암 치료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