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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간 조직이 손상되었을 때 이를 복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s)\'가, 뜻밖에도 간 전이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스크대학교(EHU) 암·전달의학 연구팀은 해당 세포가 간암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유래한 전이성 암세포가 간에 도달했을 때,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학술지 Hepatology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 모델을 이용해 간성상세포가 종양 반응에 따라 활성화되고 증식하며, 종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직접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세포들은 콜라겐을 분비해 흉터 조직을 형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종양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면역 반응을 억제해 암세포가 더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연구를 이끈 아이터르 베네딕토(Aitor Benedicto) 박사는 “간성상세포를 제거한 생쥐에서는 간 전이암이 거의 사라졌다”며 “이는 콜라겐 축적 감소, 혈관 생성 차단, 면역 반응 회복 등의 복합적 효과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양이 의존하던 지지 기반을 제거함으로써, 종양의 성장 자체를 억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연구는 대장암과 흑색종(melanoma)에서 유래한 전이성 간암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현재는 췌장암 유래 전이 사례에 대해서도 동일한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의 결과로는 원발암의 종류에 관계없이 간 자체가 보이는 반응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간성상세포는 간경변증, 지방간염, 섬유화 등 다양한 간 질환에서 중요한 치료 타깃으로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세포가 전이성 암 환경에서는 \'치유자\'가 아닌 \'조력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치료 전략의 방향성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간성상세포와 그 주변 세포에서 종양에 의해 유도되는 단백질 변화 패턴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이나 면역치료 병용 전략을 설계할 계획이다. 베네딕토 박사는 “간 전이암은 특히 대장암 환자의 사망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번 발견은 근본적인 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