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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이와 고수를 먹을 때마다 ‘비누 맛이 난다’, ‘썩은 풀 같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입맛이 까다로운 것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사실 이러한 반응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미각 차이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과학적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고수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OR6A2\'라는 특정 후각 유전자가 민감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유전자는 고수에 들어 있는 알데하이드 계열 향기 분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비누나 세제에서 나는 성분과 유사해 고수를 먹으면 ‘화학 제품’ 같은 맛과 냄새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오이에 대한 거부감도 유사한 원리로 설명된다. 일부 사람들은 오이에 들어 있는 큐커비타신(cucurbitacin)이라는 쓴맛 성분에 매우 민감한 미각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 오이 특유의 흙냄새나 쓴맛이 비위에 맞지 않게 느껴지게 된다.


이처럼 오이와 고수에 대한 미각 혐오 반응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감각 차이로, 의지나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10~15%가 고수를 비누 맛으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식품과학 전문가들은 “개인의 미각은 유전, 환경,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라며 “억지로 먹는 것보다는 조리법을 바꾸거나 향을 줄이는 방식으로 적응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고수를 생으로 먹는 대신, 익히거나 다른 향신료와 섞어 먹으면 향이 완화되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못 먹는 음식’에는 이유가 있다. 편식이라는 단순한 프레임보다는, 몸이 보내는 섬세한 감각 신호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