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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루 한 번 복용해야 하는 약을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하도록 바꾸는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MIT 연구진이 개발하고 자회사 린드라 테라퓨틱스(Lyndra Therapeutics)가 임상에 돌입한 장기지속형 복용 캡슐이 조현병 환자 대상 3상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 결과는 국제학술지 Lancet Psychiatry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설계한 이 캡슐은 멀티비타민 크기 정도로, 복용 후 위에 도달하면 별 모양으로 펼쳐지며 최대 일주일 동안 위 내에 머물며 약물을 서서히 방출한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이 기술은 처음에는 MIT 내 트라베르소(Traverso) 교수 연구팀에서 시작돼, 10여 년 간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번 임상에서는 정신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리스페리돈(risperidone)을 해당 캡슐에 담아 조현병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5주간 실험했다. 매주 1회 캡슐을 복용한 환자군은 매일 복용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도 혈중 약물 농도 유지, 증상 조절 효과 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약물 투여 첫날에는 혈중 농도가 빠르게 상승한 뒤 점차 완만하게 감소하며 일주일간 효과가 지속됐다. 이는 복약 순응도가 낮아 증상 악화 및 재입원 위험이 높은 조현병 치료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MIT 기계공학과 조교수이자 브리검 여성병원 소속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지오반니 트라베르소 교수는 “정신질환 환자에게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정기적 복약”이라며 “복약 간격을 줄이는 동시에 경구제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큰 이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의 2주~2개월 단위 주사제 대안으로서, 경구 복용을 선호하지만 매일 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사제와 달리 의료진의 직접 처방이나 병원 내 투여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접근성도 높다.


임상 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가벼운 속쓰림, 변비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으나 대체로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이었다. 현재 린드라와 MIT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리스페리돈 외에 피임약, 고혈압약, 천식약 등 다양한 만성질환 치료제로 확장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대규모 3상 임상 후 FDA 승인도 추진할 계획이다.


MIT 공동연구자이자 린드라의 공동 창립자인 로버트 랭어 교수는 “캡슐 내 약물 저장고를 통해 GI 트랙 내에서 지속적인 약물 방출이 가능하다는 초기 아이디어가 실제 임상에서 구현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복약 부담을 줄이면서도 약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1주일에 한 번 복용하는 이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은 정신질환은 물론 복약 이탈률이 높은 모든 만성질환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