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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항정신병 약물로 인한 체중 증가 문제로 치료 지속이 어려운 조현병 환자에게, 당뇨·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성분명)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정신의학과 댄 시스킨드(Dan Siskind) 교수 연구팀은 조현병 환자에게 세마글루타이드를 36주간 투여한 결과,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으며, 동시에 정신증 증상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The Lancet Psychiatry에 발표되었으며, 다국적 제약사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수행된 최초의 임상시험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체중 감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약물로,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등의 주요 성분이다.


시스킨드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일반 인구보다 기대수명이 평균 16년 짧고, 그 원인의 상당수가 비만과 관련된 대사질환”이라며 “특히 클로자핀(clozapine) 같은 고효능 항정신병제를 복용하는 환자들 사이에서는 체중 증가로 인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조현병 환자들은 평균 14%의 체중 감소를 기록했으며,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근육량 대비 지방량 비율에서도 개선이 관찰되었고, 심리 상태나 정신병 증상의 악화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가 항정신병 약물과의 약물 상호작용이나 정신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치료 순응도와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시스킨드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안전성과 효과가 세계 최초로 조현병 환자 대상 임상에서 입증된 만큼, 이 약물이 조현병 치료의 새로운 조력자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호주 정부의 약제급여제도(PBS)에서는 비만 치료용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현실적인 접근성에는 여전히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 중”이라며 “이제는 정책적으로 이들에 대한 건강 형평성과 치료 접근성을 보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질환 환자에서의 대사질환 관리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향후 정신과 치료와 내과적 중재의 융합 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핵심적인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