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d-pressure-1006790_1280.jpg\"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엑서터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팔이 아닌 발목에서 측정한 혈압 값을 보다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BMJ Open에 게재됐으며, 팔에서 혈압 측정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혈압은 심장 건강을 파악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표 중 하나지만, 대부분의 임상 기준과 치료 가이드는 팔에서 측정한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장애, 뇌졸중 후유증, 사지 절단 등으로 인해 팔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발목은 대안 측정부가 될 수 있으나, 발목에서의 혈압은 대체로 팔보다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고, 기존에는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았다.


엑서터 대학교 연구진은 전 세계 3만3천여 명의 건강 데이터, 구체적으로는 팔과 발목 혈압을 모두 측정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기존 방식에 비해 발목 혈압을 이용해 팔 혈압을 약 2%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겉보기에는 미미한 향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국 NHS 건강검진 프로그램 기준으로 매년 약 750건의 오진을 줄일 수 있는 수치이며,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의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의료진과 환자가 이 새로운 예측 모델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혈압 계산기 도구도 함께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혈압 측정이 어려운 환자들도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앓고 있으며, 심혈관질환, 뇌졸중, 신장질환 등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확한 혈압 측정은 생명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영국에는 팔을 절단했거나 뇌졸중 후 상지 기능 장애를 겪는 성인이 수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팔에서 혈압을 측정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기존의 진단 체계로는 고혈압 진단에 제한이 있었다. 영국 뇌졸중협회 줄리엣 부베리 대표는 \"5분마다 한 명이 뇌졸중을 겪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고혈압이 원인이다. 많은 환자들이 팔 마비로 인해 혈압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해 재발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가 환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NIHR 환자혜택 프로그램 책임자인 케빈 먼로 교수 역시 이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혈압 모니터링은 건강 유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며, 이 예측 모델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혈압 치료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에게 보다 정밀하고 공정한 의료 접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 형평성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고혈압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처럼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은 앞으로의 공공의료 정책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