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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노화와 만성질환은 장기간에 걸쳐 미세한 조직 변화가 누적되며 진행되지만, 현재까지는 이들 변화를 정량적으로 포착하거나 질병 발생 초기 징후와 직접 연결짓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연구진이 초기 미세 섬유화 환경을 고해상도로 정밀 분석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 학술지 Nature Aging에 발표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센터 김춘아 박사 공동연구팀은 노화된 간 조직 내에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섬유화 환경을 정밀 포집하고, 단일세포 전사체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FiNi-seq(Fibrotic Niche enrichment sequencing)\' 기술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기술은 조직 내 재생이 지연되고 섬유화가 축적되는 초기 노화 환경을 선택적으로 물리적으로 분리하여 분석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기존 단일세포 분석 기술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섬유화 관련 내피세포,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는 섬유아세포, 면역 탈진 상태의 CD8 T세포 등을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연구팀은 섬유화가 진행된 노화 간 조직 내 특정 세포들이 주변 환경에 2차적인 노화를 유도하는 분비 인자를 방출하고, 이로 인해 노화된 미세환경이 확산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는 노화와 만성질환의 진행을 보다 공간적·세포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또한 FiNi-seq 분석을 통해 내피세포가 본래의 조직 특성을 잃고 선천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면역세포 침윤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공간 전사체 분석을 활용해, 면역세포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섬유아세포의 공간 분포를 정량화했으며, 이들이 조직 재생·염증 반응 유도·만성 섬유화 진행에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통해 노화 간 조직의 전사체, 후성유전체, 혈관 구조 등 다양한 다중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 분석, 노화 조직 내 공간적 이질성과 병리 신호의 연계를 고해상도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KAIST 박종은 교수는 “FiNi-seq은 노화와 만성질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조직 변화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분석 기술로, 향후 치료 타깃 설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춘아 박사 또한 “노화 간 조직에서 관찰되는 섬유화 미세환경의 세포 구성과 공간적 특성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향후 FiNi-seq 기술을 폐, 신장 등 다른 장기의 만성질환과 다양한 간 질환 모델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맞춤형 조기진단 및 치료 전략 개발에 실질적인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