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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강박 장애(OCD)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기 위한 최신 연구에서 과학자들이 희귀한 유전자 복제수 변이(CNV)가 질환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의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강박 장애가 있는 아동과 가족의 DNA를 분석해 의미 있는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다. 특히 전체 엑솜 시퀀싱(WES)이라는 첨단 유전체 분석 기술을 통해 기존에는 밝혀지지 않았던 신생 변이(de novo mutation)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연구진은 브라질 상파울루와 미국 뉴헤이븐, 캐나다 토론토 등지에서 강박 장애가 있는 아동이 포함된 183가구와 강박증이 없는 대조군 771가구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강박 장애 아동에게서 일반적인 인구군보다 CNV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강박증 아동 100명 중 약 7명이 CNV를 보유한 반면, 대조군 아동에서는 100명 중 0.5명꼴로 관찰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CNV는 특정 DNA 구간이 반복되거나 누락되어 개인 간 유전자 사본 수가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부는 부모로부터 유전되지만,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부모에게는 존재하지 않지만 자녀에게서 처음 발생한 ‘신생’ CNV가 강박 장애와 강한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캐롤라이나 카피 박사는 “우리는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문제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뜨렸다”고 설명하며, 유전적 돌연변이의 위치와 기능이 질병 발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강박 장애의 유전적 기초를 보다 명확히 밝힘으로써 향후 조기 진단과 표적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강박 장애 환자에게 나타난 CNV의 약 75%가 잠재적으로 유해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대조군에서는 이러한 변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CNV가 단순한 유전적 변이가 아니라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임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브라질 정신 건강 연구 및 혁신 센터(CISM), 브라질 유전/표현형 강박증 연구 그룹(GTTOC), 그리고 브라질 강박 스펙트럼 장애 연구 컨소시엄(CTOC)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GTTOC는 다양한 인종과 지역 사회로부터 생물학적 샘플을 수집하고, 정신 질환에 대한 낙인을 줄이며, 대중이 유전학과 정신 건강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SNS 채널을 운영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예일대학교 소아정신과 전문의 토마스 페르난데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강박 장애의 복잡한 유전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과학의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향후 강박 장애의 진단과 치료 연구를 위한 데이터 기반을 제공하며, 글로벌 통합 분석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박 장애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3%가 겪는 질환으로, 불안정한 생각과 반복적인 행동이 일상 기능을 저해하는 심각한 정신 질환이다. 현재까지 완전한 치료법은 없지만, 이번 연구는 그 원인을 밝히고 극복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 한 걸음 더 나아간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