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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기의 옹알이, 시선 집중, 장난감에 대한 반응과 같은 초기 행동이 수십 년 후 성인이 된 후의 지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행동유전학연구소는 1,098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생후 7개월부터 30세까지 장기 추적한 결과, 유아기의 인지 행동이 성인기의 일반 인지 능력(GCA)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되었다.


연구진은 아기들이 7개월이 되었을 때, 발성 능력, 집중력, 새로운 자극에 대한 반응 등 7가지 인지 지표를 평가했다. 이후 성장 과정에서 총 다섯 차례의 연령에 맞춘 인지 검사를 실시했고, 30세 성인이 된 이들의 종합적인 인지 기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아기의 행동 지표는 성인기의 인지 점수 변동 중 약 13%를 예측할 수 있었으며, 특히 ‘신기성 선호도’와 ‘과제 지향성’이 가장 강력한 예측 요인으로 나타났다.


인지 능력의 형성에 있어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보다 높은 인지 점수 유사성을 보였으며, 유전적 영향은 30세 인지 점수의 약 절반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전자만큼이나 초기 환경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연구진은 생후 1~2년 이내의 환경적 요인이 성인의 인지 능력 차이 중 10% 이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유아기 경험이 일생의 인지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구스타브슨 조교수는 “7개월이라는 이른 시기에 측정한 단순한 행동 평가가 수십 년 후 복잡한 인지 기능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인지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지만 초기 발달 과정이 장기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유아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는 개인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한 ‘다유전자 점수’의 유효성도 함께 평가했다.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수천 개에 이르며, 그 작은 영향들이 누적되어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유전자 점수는 인지 능력의 유전적 기반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제시됐다. 실제로 성인 쌍둥이에게 부여한 이 점수는 이들이 아기였을 때 보인 행동 패턴과 상당한 일치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유아기의 환경이 단지 일시적인 발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년 이후의 인지 노화나 치매 발병 위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연구 공동저자인 찬드라 레이놀즈 교수는 “인지 노화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과정”이라며, “유년기의 교육적, 정서적 환경을 잘 설계하는 것이 개인의 인지 자산을 오래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인지 기능에 대한 관심이 고령화 사회에서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부모와 보육자들이 유아기부터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인지 건강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