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betes-2298058_1280.jpg\"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브레시아 대학교 연구진은 유럽신경학회(EAN) 2025년 의회에서, 일상적인 트리글리세리드-포도당(TyG) 지수로 측정한 인슐린 저항성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저하 진행 속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TyG 지수는 공복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지표로,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활용 가능한 대사 마커다. 연구진은 경도 인지 장애(MCI)를 보이는 비당뇨병 환자 315명을 분석했고, 이 중 200명은 생물학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환자였다. 이들에게 TyG 지수를 적용해 인슐린 저항성을 평가하고, 3년간 인지 기능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TyG 지수가 높은 경도 인지 장애 알츠하이머 환자군은 TyG 지수가 낮은 환자군에 비해 인지 기능이 빠르게 저하됐다. 특히 간이 정신 상태 검사(MMSE)에서 연간 2.5점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4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TyG 지수가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악화를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임을 시사한다. 반면,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인지 장애 환자군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구미나 박사는 “경도 인지 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병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에 대한 부분”이라며 “간단한 대사 지표로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적절한 개입 시기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과 인슐린 저항성 간의 연관성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제기된 바 있지만, 인지 기능 저하의 속도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이 점에 주목해, 병의 전구기인 경도 인지 장애 단계에서 대사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신경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방해하고, 뇌 속 아밀로이드 축적을 촉진하며, 혈액-뇌 장벽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병의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는 이러한 경로가 작동하지 않거나 영향을 덜 미친다.


연구진은 또한 TyG 수치가 APOE ε4 유전자형과는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유전적 요인과 대사적 요인이 서로 독립적인 경로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유전적 소인이 없는 환자에게도 조기 대사 개입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TyG 지수가 높은 환자를 선별함으로써 항아밀로이드 또는 항타우 치료 임상시험에 적합한 대상자를 가려내고,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현재 TyG 수치와 신경영상 바이오마커 간의 연관성을 추가로 조사 중이며, 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조기 진단과 환자 계층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수정 가능한 표적이 있다면,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구미나 박사는 이와 같이 전망하며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