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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HIV 감염 예방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옵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개발한 장기 지속형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 성분명: 레나카파비르)\'가 6월 18일자로 공식 승인되며, 세계 최초의 6개월 1회 프렙(PrEP) 주사제가 탄생했다.


이번 승인 시점은 세계 최초의 프렙 복용제인 트루바다(Truvada) 출시 13주년을 앞둔 시점과도 겹치며, HIV 예방 전략의 전환점을 알리는 상징적 행보로 평가된다. 트루바다의 경우 매일 복용이 필요했던 데 반해, 예즈투고는 연 2회의 주사로 동일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즈투고는 남성과 여성,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탁월한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아프리카에서 진행된 \'Purpose 1\' 연구에서는 시스젠더 여성 대상 실험군에서 HIV 감염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Purpose 2’ 임상에서는 게이, 양성애자 남성,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인구를 포함해 2,000여 명 이상이 참여했고, 그 중 단 2건만 HIV에 감염되는 등 예방률 99.9%를 기록했다. 이는 트루바다 대비 약 89% 높은 예방효과다.

 

이러한 결과는 프렙 치료에서 \'복약 순응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길리어드 측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은 현실적으로 누락되기 쉬운 반면, 예즈투고는 6개월에 한 번만 맞으면 되는 구조로 순응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Get it and forget it(한 번 맞고 신경 끄기)”라는 문구는 이런 편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길리어드는 예즈투고를 통해 HIV 예방 시장 자체의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미국 내에서 현재 40만 명 규모인 프렙 사용자 수를 2030년대 중반까지 100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험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보급 전략을 수립 중이다.


글로벌 보급을 위한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길리어드는 이미 120개 고위험·저소득 국가에 대해 예즈투고 복제약을 무상 로열티로 생산할 수 있도록 6개 제약사에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또한 유럽의약청(EMA)의 \'EU-Medicines for All\' 프로그램을 통해 타 국가 규제기관이 EMA의 심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각국의 승인 절차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긴 작용 기간을 가진 프렙 제제는 GSK의 2개월 주사제 \'아프레투드(Apretude)\'였으나, 예즈투고는 이를 뛰어넘는 6개월 주사제로 프렙 시장의 주도권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예즈투고가 미국 프렙 시장 점유율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글로벌 매출은 최대 연 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레나카파비르 자체는 이미 다제내성 HIV 치료제 \'선렌카(Sunlenca)\'에 사용되며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예즈투고는 치료뿐 아니라 예방 영역까지 아우르며 길리어드의 HIV 포트폴리오 내 핵심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프렙 시장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접근성 확대는 HIV 종식이라는 글로벌 보건 과제 달성을 위한 열쇠다. 예즈투고의 등장은 이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과학적 진보이며, 향후 전 세계 감염병 예방 전략의 혁신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