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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의약품청(EMA)이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혈액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제대혈 기반 치료제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조건부 시판 권고를 내렸다. 캐나다 바이오텍 기업 엑셀테라(ExCellThera)의 ‘젬셀프로(Zemcelpro)’가 그 주인공이다. EMA 산하 의약품위원회(CHMP)는 성인 혈액암 환자 중 고강도 전처치(myeloablative conditioning) 후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하지만 적절한 공여자를 확보하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용을 권고했다.


젬셀프로는 기존의 제대혈과는 달리, 공여자의 제대혈에서 얻은 조혈모세포 일부를 실험실에서 배양·증식시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세포 수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제대혈로도 보다 강력한 이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EMA의 설명이다. 특히 소량의 제대혈을 사용할 경우 engraftment(이식된 세포가 수혜자 골수에 자리 잡고 작동하는 과정)가 느리거나 실패할 수 있는데, 젬셀프로는 이를 보완한 첫 상용화 가능 제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혈액암 환자에게 있어 동종조혈모세포이식(allogeneic HSCT)은 유일한 근치 치료법으로 여겨진다. 급성 백혈병, 림프종, 골수이형성증후군, 다발성 골수종 등 다양한 혈액종양에서 환자의 손상된 골수를 기증자의 건강한 세포로 대체해 새로운 혈액 세포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젬셀프로는 두 건의 단일군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CHMP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총 25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젬셀프로 투여 후 84%의 환자에서 호중구(neutrophil)가 성공적으로 이식되었으며, 이식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0일이었다. 이는 제대혈 치료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유의미한 성과로 해석된다.


엑셀테라 측은 유럽 내 매년 약 10,000건의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하지만, 적절한 HLA 적합 공여자를 찾지 못해 치료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젬셀프로는 이러한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유럽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 절차는 향후 2개월 이내로 예상된다. 승인이 확정되면 젬셀프로는 유럽 최초의 배양 제대혈 기반 동종이식 치료제가 된다.


엑셀테라는 젬셀프로에 대한 미국, 영국 및 기타 국가 승인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CHMP 권고는 글로벌 세포치료제 시장에서 제대혈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CHMP 회의에서는 엑셀테라 외에도 마드리갈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Rezdiffra)’, 테바의 이상운동장애 치료제 ‘아우스테도(Austedo)’, 스프링웍스의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제 ‘옥시비오(Ogsiveo)’ 등도 조건부 승인 권고를 받았다. 이와 함께 GSK, J&J,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빅파마의 기존 의약품 6종에 대한 적응증 확대도 승인되며, 유럽 내 약물 접근성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