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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전면 교체를 둘러싸고 정치권 내에서도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 구성된 ACIP는 백신 기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험이 결여된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며 “예정된 회의를 연기하고, 법에 따라 보다 균형 있는 전문가들로 재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시디 의원은 현재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HELP)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평소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FK Jr.)의 백신 정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최근 CDC 자문위의 대대적인 인사 교체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인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이달 초 RFK Jr.가 ACIP 기존 위원 17명을 전격 해임하고 새로운 8명의 인사를 지명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당시 “친백신·반백신을 떠나 국민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 신임 위원 중 일부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부정하거나 관련 소송에서 제약사를 상대로 증언한 이력이 있는 인물들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로버트 말론 박사다. 그는 과거 mRNA 백신 기술의 초기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이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이 T세포 반응을 손상시키고 일종의 AIDS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해 학계 내에서 신뢰도를 잃었다.


또한 하버드 의대 출신 역학자 마틴 쿨도프 박사는 HPV 백신 가다실과 관련한 소송에서 원고 측 전문가로 나서기도 했다.


캐시디 의원은 이 같은 인사 배경을 지적하며 “과학적 자격은 갖췄을지 몰라도, 미생물학, 역학, 면역학 등 백신의 핵심 분야에서 실질적인 연구 경험이 없는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재 CDC 국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RFK Jr.가 자문위의 권고안을 독단적으로 승인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지명된 수전 모나레즈 박사는 이번 주 캐시디 위원장이 주관하는 청문회에 출석해 CDC 국장 후보로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새롭게 구성된 ACIP는 26~27일 이틀간 회의를 열 예정이다. 기존에 예정됐던 코로나19 백신 권고안과 성인용 RSV 백신, HPV 접종 횟수 축소안은 모두 회의 안건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영아 및 임산부 대상 RSV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 권고안에 대해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인플루엔자 백신 관련 발표 중에는 ‘티메로살’ 성분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다. 이는 과거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주장했던 논쟁적 소재로, 과학적으로는 이미 명확히 부정된 내용이다.


이와 같은 자문위의 구성 변화와 회의 안건의 급격한 조정은 미국 내 백신 정책의 방향성과 신뢰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