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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새로운 무기가 등장했다. 미국 백신연구센터(Vaccine Research Center)의 연구진이 개발한 두 종류의 인간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mAb)가 실험 모델에서 말라리아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 말라리아 통제가 주춤하고, 기존의 약제 및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목된다. 특히 WHO가 연간 2억6천만 건 이상의 말라리아 환자 발생을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조차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접근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연구를 주도한 키살루 박사와 동료들은 ‘CIS43LS’와 ‘L9LS’라는 두 종류의 인간 항체를 활용해, 말라리아 기생충의 초기 발달 단계에서 표면 단백질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감염을 차단했다. 이 단백질은 기생충의 ‘포자소체(sporozoite)’ 단계에서 발현되는 ‘PfCSP(circumsporozoite protein)’로, 인간 몸속에 들어와 간세포를 감염시키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표면 구조다.


연구진은 두 가지 항체가 각각 PfCSP의 다른 부위에 강하게 결합해 기생충이 간세포에 도달하기 전에 제거됨을 입증했다. 두 항체 모두 Fc 수용체 결합 없이도 방어 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기존의 항체 작용 방식과는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이번 실험은 두 가지 생쥐 모델에서 진행됐으며, CIS43LS와 L9LS 모두 감염 차단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한 번의 주사로도 빠르게 작용하며, 기존 백신보다 전 연령층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치료 대안으로서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일클론항체는 특정 병원체를 표적으로 삼아 중화시키는 고정밀 치료법으로, 코로나19 치료에도 적용돼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말라리아 mAb는 이미 임상 시험에서도 안전성과 예방 효과를 확인했으며, 감염 후 빠르게 작용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연구진은 “현재 말라리아 기생충은 감염자의 혈액에 수십억 개 이상 존재하며, 이 상태에서 모기가 흡혈할 경우 쉽게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며 “간세포 도달 전 포자소체 단계에서 항체로 차단하면 효과적으로 전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목표는 이들 항체의 결합 친화력을 더욱 높여 약물 용량을 줄이고,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이는 말라리아가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아프리카 지역 등지에서 실제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말라리아를 정복하기 위한 무기 체계에 단일클론항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백신이나 기존 치료제가 도달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