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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아칸소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그 핵심은 ‘손실 회피(loss aversion)’ 경향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Psychoneuro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손실 회피란 사람들은 동일한 금액이라도 얻는 것보다 잃는 데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심리적 경향이다. 즉, 10만 원을 버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이 성향을 약화시켜, 사람들로 하여금 손실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더 위험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심리과학과의 그랜트 쉴즈 조교수는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결정은 최대한 미룬다”며, 이러한 행동 패턴이 실제로 많은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에는 총 147명의 참가자가 모집됐으며, 실험 전 스트레스를 유발한 뒤 가상의 금융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조건 하에서 돈을 잃거나 얻는 시나리오를 접하고 선택을 반복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선택을 누적 전망 이론(cumulative prospect theory)을 통해 분석했다. 이 이론은 인간의 의사결정이 네 가지 요인, 즉 손실 회피, 위험 회피, 선택의 무작위성(확률적 편차), 확률 왜곡(희박한 사건을 과대평가하고, 가능한 사건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손실 회피 성향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평소 같으면 피했을 선택도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는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또한, 흥미롭게도 남녀 간 반응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여성은 스트레스 상태에서도 ‘결과 예측력’이 상대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남성은 ‘결과 인식력’, 즉 선택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인식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남성의 의사결정이 스트레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이 진화적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고 본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생명체는 위험에 처한 상황, 예를 들면 포식자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평소보다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반응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일수록 위험한 선택의 빈도가 늘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