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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조현병 환자나 만성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매일 약을 복용하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다. 복약 순응도가 낮아질 경우 증상 악화, 재발, 입원 등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그 분사기업 린드라 테라퓨틱스는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해도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며 효과를 지속하는 경구용 캡슐을 개발했고, 최근 진행된 3상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임상시험은 조현병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미국 전역의 5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됐으며, 이 중 45명이 5주간 연구를 마쳤다. 피험자들은 조현병 치료제로 흔히 사용되는 리스페리돈 성분이 포함된 캡슐을 매주 1회 복용했다. 연구진은 혈중 약물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한 결과, 매일 복용하는 경우보다 변동 폭이 작고 일관된 농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증상의 변화는 긍정적 및 부정적 증후군 척도(PANSS) 평가를 통해 연구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캡슐은 일반 비타민제 크기로, 복용 후 위장 내에서 별 모양으로 펼쳐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펼쳐진 장치는 위 출구인 유문을 통과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체내에 약 일주일간 머무르며 서서히 약물을 방출한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장치가 분해되어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단순히 투약 간격을 늘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환자의 약 복용을 보다 쉽게 만들고, 의료진과 보호자가 복약 상태를 확인하기도 수월하게 한다.


임상시험에선 일부 환자에게서 초기 경미한 위산 역류나 변비가 나타났으나, 장기적인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의 주저자인 MIT 조교수 조반니 트라베르소는 “이번 연구는 경구용 장기 방출 시스템이 조현병 환자에게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복약 순응도가 낮은 신경정신질환 환자들에게 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 《Lancet Psychiatry》에 게재됐으며, 린드라는 FDA 승인을 위한 후속 대규모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피임약 등 다양한 약물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초기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복약 방식의 진화를 통해 조현병을 포함한 만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