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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 체중 감량의 기본으로 여겨졌던 기존 패러다임에 균열을 가져올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은 체중 감량과 신진대사 개선에 있어 ‘시스테인(cysteine)’이라는 아미노산이 핵심 조절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CALERIE’라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2025년 6월 3일 《Nature Metabolism》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건강한 성인 남녀가 2년 동안 평균 약 14%의 칼로리를 줄이면서 나타나는 지방 조직 내 대사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지방 조직 샘플의 ‘메타볼로믹스’ 분석을 통해 수천 개의 대사체 변화를 관찰한 결과, 체중 감량과 함께 시스테인 농도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스테인은 일반적으로 단백질에서 발견되는 황함유 아미노산으로, 항산화작용 및 면역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시스테인이 줄어들면 오히려 지방세포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시스테인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쥐에게 칼로리는 충분히 공급하면서도 시스테인만 제한한 식단을 제공했으며, 해당 쥐들은 단기간에 급격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 시스테인을 다시 식단에 넣자 즉시 체중이 회복됐다.


추가 실험에서는 체내 저장 지방인 ‘백색 지방(white fat)’이 열을 발생시키며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색 지방(brown fat)’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지방 갈변화(browning)’로 불리는 과정으로, 대사 활성화 및 체중 감소와 직결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교감신경계의 신호에 의해 조절되며, 염증 수치도 함께 낮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스테인을 제한한 식이요법을 통해 대사 기능이 개선되고 염증이 억제되는 것은 기존 체중 감량 방식과 다른 접근이다.


연구를 이끈 비슈와 딥 딕싯(Vishwa Deep Dixit) 박사는 “신체에는 원래 시스테인을 자체 합성하는 경로가 있지만, 식이 섭취가 충분한 상태에서는 이 경로가 잠들어 있다”며 “섭취가 줄면 이 경로가 활성화되고, 이것이 지방 조직에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연계된 연구는 2025년 5월 21일 《Nature》에 별도로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다양한 아미노산 중 시스테인을 제한했을 때 가장 빠른 체중 감소가 일어난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시스테인 부족이 대사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추가로 입증됐다.


이러한 결과는 시스테인이 단순한 아미노산 그 이상으로, 신진대사와 면역 기능, 에너지 소비 조절에 있어 중요한 조절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칼로리를 줄이지 않더라도 특정 영양소 조절만으로도 비만 및 대사 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략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시스테인은 단백질 대사 및 항산화 시스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제한은 위험할 수 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적 안정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