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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과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에 성공했다. 대상은 생후 6개월 된 유아로,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치명적 희귀 질환인 ‘카르바모일 인산 합성효소 1형 결핍증(CPS1 deficiency)’을 진단받은 환자다.


이 질환은 간에서 단백질 대사 부산물인 암모니아를 배출하는 경로에 이상이 생기는 선천성 대사질환으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CPS1 효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암모니아가 축적되면 뇌와 간에 심각한 손상을 주며, 발병 초기 사망률이 매우 높다.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연구진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기존 동물 실험 및 세포 실험을 바탕으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단기간에 개발했다. 해당 치료는 환아의 특정 돌연변이에 맞춰 설계된 ‘CRISPR 기반 유전자 염기 교정(base editing)’ 기술을 활용해 잘못된 염기 서열을 정밀하게 수정하는 방식이다.


편집된 유전자를 전달하는 벡터로는 지방 나노입자를 사용했으며, 이를 정맥 주사로 간에 주입했다. 전체 승인 과정은 단 6개월 만에 이뤄졌고, 해당 사례는 2025년 5월 15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되며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환아는 생후 6개월에 소량 투여로 초기 치료를 시작했고, 3주 뒤 고용량 투여가 진행됐다. 이후 암모니아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전보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약물 의존도도 줄일 수 있었다. 특히 감기에 걸린 이후에도 암모니아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은 치료 효과를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중요한 신호로 여겨진다.


치료제는 단 한 명의 유전체 정보만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해당 유전자 교정 기술은 임상적 안전성과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향후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이 방식이 보다 다양한 희귀 유전질환 치료에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레베카 아렌스-닉라스 박사는 “이 치료는 수년 간의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과 연구-임상 간 협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비록 한 명을 위한 치료였지만, 이 방법론이 향후 수많은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만 3천만 명 이상이 희귀질환을 겪고 있으며, 대부분은 단일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개별 유전자의 교정을 위한 치료제 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상업적 개발이 어려운 구조다.


이번 사례는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 속도와 가능성을 확인한 상징적인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희귀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대중적 약물’에서 ‘개인 맞춤형 유전자 치료’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