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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이키델릭 성분으로 알려진 실로시빈(psilocybin)이 뇌 회로에 변화를 일으켜 두려움에 대한 반응을 줄이고 행동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로시빈이 뇌의 후대상피질(retrosplenial cortex) 신경 회로를 재조직함으로써 공포 기억의 소거(fear extinction)를 촉진하고, 불안 상황에서의 행동 적응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2025년 7월호에 게재됐다.


실로시빈은 환각버섯에 포함된 환각성 알칼로이드로, 최근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일부 불안장애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약물이 장기적인 심리 변화를 유도하는 신경학적 메커니즘은 그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이러한 기전을 정밀하게 추적하기 위해 단일세포 칼슘 이미징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뉴런이 활성화될 때 세포 내 칼슘 농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신경세포의 활동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먼저 특정한 소리와 함께 발바닥에 경미한 전기 자극을 받도록 훈련돼, 해당 소리를 두려운 자극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반복적으로 소리를 들려주되 자극은 주지 않음으로써 공포 반응을 ‘소거’시키는 과정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실로시빈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실로시빈을 투여받은 쥐는 공포 반응(몸을 얼리는 행동)이 빠르게 감소했으며, 뇌 후대상피질에서 공포 관련 뉴런의 활동은 억제되고, 공포 소거에 관여하는 새로운 뉴런들이 활성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회로 변화를 수학 모델로도 재현했으며, 실험결과와 일치하는 패턴을 도출했다.


논문 저자인 소피 A. 로저스 박사와 엘리자베스 A. 헬러, 그레고리 코더 교수는 “실로시빈은 두려움을 유발하는 신경집단을 억제하고, 학습된 두려움을 해소하는 뉴런을 새롭게 동원함으로써 행동의 유연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이는 PTSD 환자나 만성불안장애 환자처럼 공포 기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실로시빈 기반 치료가 유의미한 접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단일 약물의 단회 투여만으로도 장기적인 신경 회로 재배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인간 대상 실험을 통해 동일한 메커니즘이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고, 실로시빈의 치료적 용량, 투여 빈도, 부작용 등을 보다 정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