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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엑스레이 촬영은 치과 진료부터 골절 진단, 유방암 조기검진까지 현대 의료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영상 장비는 대부분 **딱딱하고 유연성이 없는 무기물 기반의 검출기(scintillator)**를 사용해, 환자가 불편한 자세를 취하거나 이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홍콩에서 등장했다.


《Science Advances》 7월호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서, 홍콩폴리텍대학교 리 쉬(Li Xu) 교수팀은 유연한 무기물 섬유로 구성된 고성능 엑스레이 감지 섬유 ‘X-웨어(X-Wear)’ 메타패브릭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기존의 유연성 기반 고분자 섬유보다 10배 높은 출력을 보여줄 만큼 뛰어난 감지 효율을 자랑한다.


엑스레이 감지기술의 핵심인 섬광체(scintillator)는 고에너지 X선을 받으면 내부 원자의 전자를 높은 에너지 상태로 들뜨게 한 뒤, 다시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면서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구조다. 이를 광검출기가 감지해 영상으로 변환한다. 따라서 소재의 효율은 **구성 원소의 원자번호(Z-값)**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기존 유연한 섬광체는 이 효율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낮은 Z-값의 유기물이나 무기 나노입자를 고분자에 혼합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연구팀은 솔-젤 전기방사(sol-gel electrospinning) 기법을 통해 고Z 무기물 소재를 극도로 가는 섬유 형태로 가공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고효율성과 유연성을 모두 갖춘 무기 메타패브릭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X-웨어’는 통기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형태로 직조가 가능해,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이동형 진단기기, 방사선 환경 모니터링, 의복형 방사선 차폐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피부 밀착형 엑스레이 영상 촬영이 가능해지면, 병상 환자나 소아, 고령자 같은 제한적 환자군에게 더욱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연구는 개념 증명 단계의 초기 연구이며, 아직 유연 광검출기와의 통합, 피부 접촉에 대한 안전성 검증, 대량 생산의 경제성 확보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기존 무기물 섬광체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옷처럼 착용 가능한 새로운 영상 시스템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리 쉬 교수는 평가했다.


입는 엑스레이가 현실화될 경우, 의료영상 기술은 단순한 장비에서 사람 중심의 기술로 진화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그 출발점에서, 영상의학과 웨어러블 헬스케어 산업 모두에 깊은 울림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