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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가공식품에 흔히 포함된 인산염 첨가제가 뇌 신경계를 자극해 혈압을 높이는 기전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미국 텍사스 사우스웨스턴대학(UTSW) 연구진은 인산염이 풍부한 식단이 뇌 신호 전달 경로에 영향을 미쳐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이로 인해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Circulation 학술지에 발표되었으며, 고인산 식단과 고혈압 사이의 연관성을 중추신경계 차원에서 규명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인산염 함량이 높은 식이(1.2%)와 정상 식이(0.6%)를 제공한 뒤, 각 그룹의 평균 동맥압과 신장 교감신경 활성도, 뇌 및 척수 내 특정 단백질 수치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산염 과다 섭취 시 ‘섬유아세포 성장 인자 23(FGF23)’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해 혈액-뇌 장벽을 통과, 뇌간의 혈압 조절 중추에 도달함으로써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FGF23은 원래 신장에서 인산염 배설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인산염 섭취 시 이 물질이 혈액뿐 아니라 뇌척수액과 뇌간에서도 높게 검출되며, 심지어 안정 상태뿐 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교감신경계를 과활성화해 혈압을 더욱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는 FGF23이 결합하는 수용체인 FGFR4가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FGFR4를 차단했을 때, 인산염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과 신경계 자극 반응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반면 FGFR1 수용체 억제는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FGFR4 활성화는 뇌간 내 칼시뉴린 A 단백질의 증가와도 연관돼 있었으며, 이는 신경 흥분성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한결 박사는 “이번 발견은 식이성 인산염이 중추신경계를 통해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하며, FGF23-FGFR4 경로가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 저자인 완펜 봉파타나신 교수는 “인산염 섭취 제한이 단순한 식이 조절을 넘어 고혈압 예방과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기 인산염은 주로 포장식품, 가공육류, 탄산음료, 냉동식품 등에 풍미 증진제나 방부제로 사용되며, 선진국 성인의 평균 인산염 섭취량은 권장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신장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처럼 중추신경계 교란에 의한 고혈압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심장병과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만 해도 성인의 절반 가까이가 영향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염분 제한을 넘어, 인산염 섭취 조절이 고혈압 예방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