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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치료에 있어 “완치”란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고도 혈당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 발표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이 기준을 만족한 환자들이 등장해 의료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12명의 중증 제1형 당뇨병 환자 중 10명이 줄기세포 기반 세포 치료 후 1년 만에 인슐린 없이 생활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췌도 세포를 환자의 간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간은 인슐린이 가장 먼저 작용해야 하는 주요 장기이자, 세포가 잘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식된 세포는 빠르게 기능을 회복했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혈당이 안정돼 인슐린 투여를 중단하거나 횟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치료 전 모두가 반복적으로 경험했던 저혈당 발작이 치료 후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번에 사용된 치료법은 ‘XV-880’이라는 줄기세포 유래 췌도 세포 치료제로, 이식된 세포가 체내에서 자리를 잡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데 성공했다. 치료 3개월 이내에 혈당 조절 지표가 뚜렷이 개선됐고, 인슐린 생성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도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모든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감염과 일부 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실제 임상시험 참가자 중 두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치료는 기존 췌도 이식법보다 몇 가지 장점을 가진다. 과거에는 뇌사자의 췌장에서 얻은 췌도를 이식했기 때문에 공급이 제한적이었고, 한 명의 수혜자에게도 두세 명 분의 기증이 필요했다. 반면 줄기세포 기반 치료는 실험실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표준화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일관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과제는 면역억제 없이도 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다. 이를 위해 현재는 세포를 특수 캡슐에 넣어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거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세포 자체를 면역회피성으로 만드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임상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XV-880에 대한 대규모 후속 임상시험이 준비 중이다. 아울러 면역억제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버전인 XV-264의 임상도 시도됐으나, 예비 연구에서 충분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진행이 중단됐다. 비용 문제 역시 치료 보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줄기세포 치료는 제조와 관리 비용이 높아,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시험의 참가자들은 최대 10년 동안 추적 관찰될 예정이다. 아직은 소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병 치료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슐린 주사 없이 살아가는 삶,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