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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취침 중 침실을 밝히는 습관이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심혈관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플린더스의과학연구소(FHMRI)를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88,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밤에 노출되는 조명이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유의하게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는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들이 손목에 착용한 광센서를 기반으로 일주기 리듬에 따른 낮과 밤의 광노출 데이터를 수집하고, 2022년까지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요 심혈관질환 발병 여부를 추적했다. 참여자 평균 연령은 62.4세로, 약 57%가 여성이었다.


그 결과, 밤 시간대 광노출이 높은 집단(상위 10%)은 낮은 집단(하위 50%)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이 47% 높았고, 심부전은 최대 56%, 뇌졸중은 약 30% 가까이 위험이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 성별,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을 모두 보정한 후에도 여전히 유효했다.


연구진은 야간의 인공 조명이 생체리듬을 깨뜨려, 혈압·혈당 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염증 반응 및 자율신경계 균형을 무너뜨리는 등 대사와 혈관계에 광범위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심부전과 관상동맥질환에서 더 큰 민감도를 보였으며, 젊은 층에서는 심부전과 심방세동의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플린더스대학교 관계자는 “야간 광노출이 신체에 전달하는 ‘시간 신호’가 불규칙해지면, 혈관 내피세포 기능 저하, 심근비대, 고혈압성 손상 등 심장 건강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도시 설계와 병원 조명, 가정 내 수면 환경에서도 일주기 리듬을 고려한 빛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기 전 단계지만, 신뢰도 높은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첫 인체 기반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야간에 스마트폰이나 TV 시청, 밝은 수면등 사용이 일상화된 현대인에게는 단순히 ‘수면의 질’이 아니라, ‘심장의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