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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의 대사 작용은 단순히 섭취한 음식의 종류나 양뿐 아니라, 언제 먹는지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아침보다 저녁 시간에 신진대사가 둔화된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식사 시간이 포도당 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러한 반응이 유전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독일 포츠담-레브뤼케 인간영양연구소(DIfE)의 올가 라미히 교수 연구팀은 쌍둥이 코호트를 이용해 이 주제를 심층 분석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독일 내 일란성 및 이란성 쌍둥이 92명을 대상으로 NUGAT 연구를 진행했으며, 관련 결과는 eBioMedicine 저널에 게재되었다. 연구의 핵심은 각 개인의 생체 시계, 즉 일주기 리듬과 식사 시점의 관계가 포도당 대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생체 시계는 뇌의 중추 시계뿐 아니라 간, 췌장과 같은 말초 시계에도 존재하며, 이들 시계는 하루 24시간 주기로 신체의 대사 활동을 조절한다. 이러한 생체 시계는 자연광, 수면, 식사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조율된다. 특히 식사 시간은 신체의 말초 시계를 동기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밤늦게 식사하는 습관은 생체 리듬을 교란시키고, 결과적으로 포도당 대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대사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참가자들은 5일 동안 각 식사의 시간과 식단 내용을 기록한 식사 일지를 작성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식사 시점과 참가자 개별의 ‘수면 중간 지점’ 간의 차이를 분석했고, 이는 곧 개인의 크로노타입(생체 리듬 유형)과 연관된 정보를 제공했다. 흥미롭게도, 유전적으로 유사한 일란성 쌍둥이들 사이에서도 식사 시점이 다를 경우, 포도당 대사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유전적 요소뿐 아니라 식습관의 타이밍이 대사 건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늦은 식사가 단순히 수면의 질이나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인슐린 감수성 저하 및 당뇨병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운다. 특히 생체 시계와 식사 시점의 불일치가 누적될 경우, 장기적으로 대사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식사의 질과 양뿐만 아니라 ‘언제 먹느냐’에 대한 고려도 대사 건강 관리를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식사는 더 이상 배고픔을 해소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생체 시계와의 조화를 고려한 식사 습관이야말로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