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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단 한 번의 백신 접종만으로도 HIV를 비롯한 감염병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개발됐다. 미국 MIT와 스크립스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두 가지 보조제를 결합해 HIV 항원에 대한 항체의 다양성과 생성량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명반과 SMNP라는 두 보조제를 활용했다. 명반은 A형 및 B형 간염 백신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존 보조제로, 선천 면역 반응을 자극해 백신 효과를 높인다. SMNP는 사포닌과 MPLA라는 성분을 기반으로 한 보조제로, 현재 HIV 백신의 임상 시험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 두 보조제를 결합해 백신과 함께 투여한 결과, 면역 반응이 훨씬 강력해졌음을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백신이 림프절 내에 장기간 머무르며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에 따르면, 두 보조제를 모두 포함한 백신은 림프절에 최대 28일 동안 축적돼 B세포가 지속적으로 항원을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림프절 내에서 항원이 분해되지 않고 온전히 유지되면서 B세포는 고도 친화력 항체를 생성하는 배중심 반응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B세포의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이중 보조제를 투여한 생쥐에서 B세포 수와 항체 다양성이 크게 증가했음을 입증했다. 이는 HIV처럼 다양한 변이를 가진 바이러스에 대해 더 넓은 범위를 중화할 수 있는 항체가 생성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중 보조제 백신을 접종한 생쥐는 단일 보조제만 투여한 경우보다 B세포 수가 2~3배 이상 많았으며, 생성된 항체의 종류 또한 훨씬 다양했다.


이번 연구는 HIV뿐만 아니라 SARS-CoV-2,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단백질 기반 백신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보조제를 조합한 방식으로 고효율 면역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 백신 개발 과정의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단일 용량 백신이라는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MIT 화학공학과 J. 크리스토퍼 러브 교수는 \"면역 체계가 가능한 많은 해결책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전략은 그러한 면역 반응을 자연 감염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고 밝혔다.


감염병 백신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이번 연구는 학술지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으며, 향후 다양한 전염병 대응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