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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년의 전직 럭비 선수들 사이에서 치매 진단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에서는 뇌 건강과 관련된 우려스러운 신호가 감지됐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그리고 영국 치매 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두부 손상과 신경 퇴행 간의 상관관계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그 결과를 국제 의학 저널 Brain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30세부터 61세까지의 전직 엘리트 럭비 선수 200명을 모집해 뇌 MRI 촬영, 인지 능력 테스트, 자가 보고 증상 평가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럭비를 경험한 적 없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됐으며, 모든 참여자는 반복적인 머리 충격에 대한 노출 경험이 달랐다. 연구 초기 기준 평가에서는 조기 발병 치매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전직 선수의 뇌 영상에서 전두엽과 해마 영역의 볼륨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해마는 기억 형성과 관련이 깊은 영역으로, 경력이 길수록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


뇌 영상 외에도 혈액 내 신경 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수치가 일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며, 단순한 정신 건강 이상과 구분되는 중요 신호일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선수는 명확한 치매 증세나 심각한 뇌 이상을 보이지 않았고, 인지 기능 평가에서도 대조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반복적인 머리 충격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일부 전직 선수들은 우울, 불안, 수면 장애, 통증, 행동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했으며, 이러한 증상들이 반드시 치매 초기 징후는 아니더라도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임상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이비드 샤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초기 치매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변화는 분명히 존재했다”며 “은퇴한 선수 중 일부는 조기 신경 퇴행 경향을 보이고 있어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닐 그레이엄 박사 또한 “두부 손상이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럭비를 비롯한 접촉 스포츠의 장기 건강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전직 운동선수들을 위한 뇌 건강 검진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방적 접근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단순한 증상만으로 치매를 단정짓기보다는, 정밀 검진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대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