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eezeweed-9103992_960_720.jpg\"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꽃가루 알레르기에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할 조짐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 안쪽에 \'분자 보호막\' 역할을 하는 항체를 직접 투여함으로써 알레르기 반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연구는 국제 면역학 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에 게재되었으며, 알마티에 있는 카자흐 국립 농업 연구 대학교(KazNARU)의 국제 백신학 센터에서 수행되었다.


유럽 인구의 약 40%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약 1억 일의 학교 및 근무일이 손실된다. 유병률은 수십 년 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유전이나 건강 상태 변화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위생 환경 개선, 항생제 남용, 식단 변화, 대기 오염, 기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일클론 항체 ‘XA19’다. 연구진은 쑥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생쥐 모델을 통해 항체의 효과를 실험했다. 쑥은 유럽과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가장 흔한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 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코 점막에 XA19를 투여한 생쥐들은 꽃가루에 노출되었을 때도 눈에 띄게 낮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귀 부종이 덜하고, 코를 긁는 빈도도 줄었으며, 폐 기능 역시 유지되었다. 특히 폐와 비강 내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사이토카인 수치도 감소했다는 점에서, XA19가 상기도와 하기도 모두를 효과적으로 보호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알레르기 치료법은 알레르겐에 점차적으로 노출시켜 면역 시스템을 적응시키는 알레르겐 특이적 면역요법이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이는 치료 기간이 길고 효과가 개인차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겐 특이적 단일클론 항체를 활용한 치료가 주목받고 있으나, 대부분 정맥주사 형태로 혈류에 직접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방식은 알레르겐이 코에 닿는 순간 바로 작용한다. 국소적으로 작용해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데다, 바늘을 사용할 필요도 없어 환자 편의성이 크다. 연구 책임자인 카이사르 타비노프 교수는 “이 방식은 IgE 항체의 활성화를 막는 것뿐 아니라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메커니즘까지 포함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분자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돼지풀, 잔디 등 다른 주요 꽃가루 알레르겐에 대해서도 유사한 항체가 개발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개인의 민감도에 맞춘 맞춤형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항체를 인체에 맞도록 ‘인간화’하는 과정과 추가적인 전임상 시험이 선행돼야 한다. 연구진은 빠르면 2~3년 내 임상 시험을 시작하고, 상용화까지는 5~7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적용된다면, 알레르기 치료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수 있다. 특히 반복적인 알레르기 증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