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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혈압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국립 아동 건강 및 인간 발달 연구소(NICHD)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전 혈압 수치가 높을수록 유산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권위 있는 학술지 Hypertension에 게재되며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임신과 생식에 대한 아스피린의 효과(EAGeR)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분석해 임신 전 혈압과 유산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 시험은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임신 전과 임신 4주차에 혈압 측정을 받았다. 분석 결과, 이완기 혈압이 10mmHg 증가할 때마다 유산 위험이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심박수 주기 동안 동맥의 평균 압력인 평균 동맥압이 10mmHg 높아질 경우에도 유산 위험이 17% 증가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엔리케 쉬스터만 박사는 \"혈압 상승은 심장 질환, 뇌졸중, 신장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건강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고혈압 관리가 단지 장기적인 건강 관리 차원을 넘어, 단기적인 임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참여자들의 평균 이완기 혈압은 72.5mmHg로 정상 범위였지만, 약 25%는 이완기 혈압이 80mmHg를 초과해 있었고 이 집단에서 유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연구 대상자 중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인 고혈압 2기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경도 상승 수준의 혈압이라도 생식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연구진은 본 연구가 고혈압이 직접적인 유산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숨겨진 요인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모의 연령, 체질량지수(BMI), 흡연 여부 등 유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통계적으로 보정했을 때에도, 임신 전 혈압과 유산 위험 간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첫 번째 저자이자 NICHD의 역학 분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참여 중인 캐리 노블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임신 전 고혈압을 조기에 관리하거나 치료함으로써 임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임신 전 건강 검진에서 혈압 수치가 다소 높게 나온 경우, 단순한 수치로 넘기지 말고 생활습관 개선이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신은 단순히 가임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건강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복합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임신 전 혈압이라는 새로운 변수는 앞으로 생식 건강 관리에 있어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더라도 임신을 앞두고 있다면 다시 한번 체크하고, 필요한 경우 꾸준한 모니터링과 관리로 건강한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