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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임신 초기 요로감염(UTI)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 종류에 따라 태아의 선천기형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와 워싱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7만 건 이상의 임신 사례를 분석한 결과,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MP-SMX)을 사용한 경우 β-락탐계 항생제 대비 선천기형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임신 1분기 요로감염 항생제 사용과 선천기형 위험’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공개됐다. 연구진은 미국의 상업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Merative MarketScan)를 활용해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임신 1분기에 요로감염으로 항생제를 처방받은 여성 71,604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총 4종의 항생제 그룹이 비교 대상이었으며, 각각 니트로푸란토인(59.2%), TMP-SMX(4.9%), 플루오로퀴놀론(5.1%), β-락탐계 항생제(30.8%)였다. 생후 1년 이내의 청구 데이터를 통해 신생아의 선천기형 여부를 진단코드 기반으로 확인했고, 인구학적 특성 및 건강 이용 행태를 보정한 후 위험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TMP-SMX 복용군의 전체 선천기형 발생률은 1,000명당 26.9건으로, β-락탐계(19.8건) 대비 위험비가 1.35(95% 신뢰구간 1.04–1.75)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기형 중 중증 형태(위험비 2.09), 기타 심장기형(1.52), 구순열 및 구개열(3.23)과의 관련성이 높게 관찰됐다.


반면, 니트로푸란토인과 플루오로퀴놀론은 β-락탐계와 비교했을 때 유의한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세부 기형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분석에서 일관된 위험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가 TMP-SMX와 니트로푸란토인 모두를 임신 초기에는 가급적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음에도, 임상현장에서는 여전히 이 두 약제가 전체 임신 초기 UTI 처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특히 TMP-SMX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사용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니트로푸란토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한 위험 증가 근거가 부족한 만큼, 기존 ACOG의 주의 권고는 재검토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연구팀은 “태아의 주요 기관 형성이 이뤄지는 임신 1분기에는 약물 대사에 민감한 시기로, 엽산 대사를 방해하는 TMP-SMX 계열의 사용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며 “β-락탐계 항생제를 우선 고려하고, 니트로푸란토인에 대한 제한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산전 감염 관리에서 항생제 선택이 단순히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태아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산부인과 및 일차 진료 현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