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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왜 집단 간 갈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걸까. 모두가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극단적인 적대와 분열이 반복되는 걸까.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교(Heinrich Heine University Düsseldorf) 연구진이 흥미로운 심리·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하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은 동시다발적으로 상반된 사회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즉, 코르티솔은 소속 집단 내 협동을 강화하고, 노르아드레날린은 타 집단에 대한 공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실제 화폐 보상이 걸린 경제 게임을 수행하게 했다. 실험에 앞서 참가자들은 네 가지 중 하나의 조건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게임은 참가자들이 소속된 ‘내 집단(in-group)’과 경쟁 집단인 ‘외 집단(out-group)’ 간의 선택 시나리오를 포함하고 있었다. 각 라운드마다 10유로를 받은 참가자는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1. 자신이 돈을 보유

2. 자신은 손해를 보지만, 내 집단이 이익

3. 자신은 손해를 보되, 내 집단은 이익을 보고 외 집단은 손해


그 결과, 코르티솔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은 내 집단을 위한 협동적 선택을 더 자주 했으며, 반면 노르아드레날린 조건에서는 외 집단에 피해를 주는 공격적 선택이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 공격 행동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면서도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타 집단을 처벌하고자 하는 심리가 ‘합리적 손익 계산’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연구책임자인 토비아스 칼렌셔 교수는 “스트레스는 단순히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들거나 협조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스트레스 경로가 우세하느냐, 그리고 상대가 ‘우리’인지 ‘타인’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사회적 반응이 유도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현대 사회에서 고조되는 이념 대립, 지역·문화 간 갈등을 심리신경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일상에서 흔한 스트레스가 ‘우리 대 그들’의 감정 구조를 강화하고, 극단적 태도를 조장하는 생물학적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사회적 현상 속에서, 스트레스가 어떻게 내 집단 편향을 강화하고, 협력을 독점적으로 국한시키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는 이 결과가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 설계나 교육, 갈등 중재 전략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