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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노쇠는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의학적 상태로, 일상적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지고 낙상, 입원, 독립성 상실 등의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평소보다 체중이 줄거나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전신 무력감과 지속적인 피로, 신체 활동 감소 등이 주요 징후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증상 대부분은 신체활동, 특히 보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에 따라 걷기는 고령자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으로 간주된다. 문제는 얼마나 빠르게 걸어야 의미 있는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시카고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존 보행 속도보다 분당 14보만 더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노쇠 상태를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PLOS ONE에 ‘보행 속도 증가가 노쇠 고령자의 기능적 역량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보행 속도, 즉 ‘보행 케이던스(walking cadence)’를 기준으로 고령자들의 활동 강도를 측정하고, 일상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걷고 있는지를 평가했다. 실험에 참여한 고령자들은 은퇴자 공동체에서 진행된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일부는 평소보다 빠르게 걷도록 유도받았고, 일부는 기존의 속도를 유지했다.


그 결과, 보행 속도를 분당 약 14보 이상 높인 군에서 신체 기능이 뚜렷이 향상됐으며, 이는 일정한 거리를 더 오래 걷는 능력의 증가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특히 분당 100보 정도의 속도가 의미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피로를 느끼지 않고 장보기를 하거나 외출 중 자주 쉬지 않아도 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한편, 연구팀은 스마트폰 앱 ‘Walk Test’를 개발해 이러한 보행 속도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기존 스마트폰의 내장 분석기능보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사용자는 간단한 걷기 테스트만으로 자신의 보행 속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개인 맞춤형 운동 처방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앱의 정확도는 전문 센서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별도의 기기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돼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을 모두 갖췄다. 다만 해당 앱은 아직 대중에게 공개되지는 않았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루빈 박사는 “일상적인 걷기만으로도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본인이 가능하다면 조금 더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령자가 자신의 보행 패턴을 이해하고,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걷는 속도를 조금만 높이는 습관을 들인다면 독립적인 삶을 훨씬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행 속도는 심혈관계 건강, 인지기능, 삶의 질 전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고령층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쉽고 실용적인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