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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골밀도 유지, 면역 조절, 세포 성장 등 다양한 생리기능을 담당하는 비타민D가 최근 유전자 수준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카타르 하마드 빈 칼리파대학교와 요르단 중동대학교 국제 공동연구진은 비타민D의 장내 흡수 및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Frontiers in 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주목한 유전자는 ‘SDR42E1’. 이 유전자는 비타민D가 호르몬 형태인 칼시트리올(calcitriol)로 전환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핵심 요소로, 연구진은 이 유전자를 차단했을 때 대장암 세포의 생존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특히 SDR42E1은 암세포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는 유전자 중 하나로, 종양 성장에 필수적인 대사 회로에 관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대장암 세포주(HCT116)의 SDR42E1 유전자를 비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암세포의 생존력이 53% 감소했으며, 4,600개가 넘는 하위 유전자의 발현이 동시에 변화해 SDR42E1이 수많은 생리적 반응의 분자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유전자는 단순히 암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신호 전달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유사 물질의 흡수 및 대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칼시트리올 합성 과정과도 직결되며, SDR42E1의 억제가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조르주 네머 교수는 “SDR42E1을 표적 삼아 유전자의 활성을 억제하면 암세포 성장을 선택적으로 멈추는 정밀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적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SDR42E1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식 역시 활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비타민D가 면역 질환, 대사 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는 기존의 연구들을 고려할 때, 해당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국소 조직에서 칼시트리올 수치를 조절하는 맞춤형 치료법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SDR42E1을 활용한 장기적 비타민D 균형 조절은 아직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며 “단기적 치료 응용 가능성은 크지만, 전신적 안전성과 지속적 효과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비타민D의 새로운 대사 경로와 유전적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으로, 향후 정밀의학과 표적 암치료, 그리고 비타민D 관련 질환의 예방·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