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1218564402-612x612.jpg\"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경험하는 증상이 있다. 고양이가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흔한 감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고양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두 마리 이상 함께 생활하는 다묘 가정에서는 하나의 감염이 순식간에 다른 고양이들에게 번지며 집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고양이 호흡기 바이러스는 헤르페스바이러스(FHV-1)와 칼리시바이러스(FCV)다. 두 바이러스 모두 전염성이 강하고, 감염된 고양이의 콧물, 침, 눈물 등을 통해 직접 접촉이나 공기 중 비말로 쉽게 퍼질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바이러스가 감염된 이후 완치가 되기보다는 체내에 잠복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특히 헤르페스바이러스는 평생 몸속에 남아 있다가 스트레스나 면역 저하가 생기면 다시 활성화되어 증상을 반복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재채기, 콧물, 눈곱 증가, 결막염 등 가벼운 호흡기 증상으로 시작되며, 일부 고양이에서는 침 흘림이나 입안 궤양, 발열, 식욕 부진이 동반된다. 어린 고양이나 면역력이 약한 개체의 경우, 폐렴으로 진행돼 심각한 호흡 곤란이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 보호자가 “며칠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넘기기엔 위험한 질환인 셈이다.


진단은 증상 관찰과 함께, 필요한 경우 PCR 검사를 통해 특정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한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보존적 치료와 면역력 관리로 회복을 도모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항생제, 수액 치료, 점막 보호제 등이 필요하다. 특히 다묘 가정에서는 증상이 있는 고양이를 격리하고, 식기나 화장실, 이불 등을 철저히 분리·소독해야 2차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예방의 핵심은 백신 접종이다. 기본 3종 백신에는 헤르페스바이러스와 칼리시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어 정기적으로 접종을 유지하면 감염률과 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새로 입양한 고양이나 보호소 출신 고양이를 들이기 전에는 반드시 건강검진과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 영양 상태 유지, 청결한 생활환경 조성 등도 면역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양이 호흡기 감염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다. 특히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사는 환경에서는 한 마리의 기침이 곧 전염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겉보기엔 가벼운 증상이라도, 빠르게 확인하고 조치하는 보호자의 민감한 대응이 고양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