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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부터 파킨슨병, 전측두엽 치매, 루게릭병까지, 각기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신경퇴행성 질환들이 한 줄기 공통된 단서로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글로벌 신경퇴행성 단백체 컨소시엄(GNPC)은 최근 세계적 학술지 Nature Medicine을 통해, APOE ε4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5단백질 패널’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23개국 18,645명의 참여자에게서 확보한 혈장, 혈청, 뇌척수액 샘플 총 31,083건, 단백질 분석 횟수만 35,000건 이상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질환별 단백질 패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질환별로 특정 대사경로 및 조직에 특이적인 단백질 변동이 존재했으나, APOE ε4 보유자에서 공통적으로 발현되는 5종의 단백질(SPC25, NEFL, S100A13, TBCA, LRRN1)이 뚜렷이 확인되었다. 해당 패널은 알츠하이머, 파킨슨, 전측두엽 치매, 루게릭병 전반에서 모두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였으며, 진단 여부와 무관하게 APOE ε4 상태를 예측하는 정확도는 0.90~0.96의 AUC로 나타났다.


단백체 분석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포도당 대사와 소포수송 경로 단백질이, 파킨슨병은 Ras 계열 GTPase 신호 관련 단백질이, 전측두엽 치매는 시냅스 관련 단백질이, 루게릭병은 근육 단백질이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장기별 노화 시계를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동맥, 간, 장기 노화 가속화, 파킨슨 환자의 근육 노화 현상도 확인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질환의 생체표지를 규명한 것이지, 질병 원인을 직접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인과관계 규명이 필요한 시점이며, 향후 메커니즘 연구와 임상시험을 통해 명확한 치료 타깃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GNPC의 설립자이자 이번 연구를 후원한 빌 게이츠는 “국경을 초월한 협력이야말로 질병 정복의 열쇠”라며 “이제는 연구비를 줄일 때가 아니라 오히려 늘릴 때이며, 세계 과학계가 더 강하게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예로 들며, 글로벌 파트너십이 만들어낸 성과들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세계 각국의 공동 노력으로 밝혀낸 이번 단백질 패널은 아직 치료법이 없는 신경퇴행성 질환 정복을 향한 희망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