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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과민성 장증후군(IBS)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이 자신이 밀가루나 글루텐에 민감하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 성분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저명 학술지 The Lancet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


연구는 IBS로 진단받은 환자 중 글루텐 프리 식단에서 증상이 호전됐다고 느끼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글루텐, 통밀, 혹은 두 성분 모두 포함되지 않은 시리얼바를 무작위로 제공받아 섭취했으며,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는 알지 못한 채로 증상을 기록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증상이 악화됐다고 보고한 비율은 세 그룹 모두 유사했으며, 심지어 글루텐이 아예 들어있지 않은 위약(placebo) 그룹에서도 상당수 참가자가 불편감을 호소했다. 이는 실제 성분이 아닌 ‘기대감’과 ‘믿음’이 증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맥마스터 의과대학 프레미슬 베르칙 교수는 “모든 환자가 글루텐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분명 민감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심리적 요인이 식단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터넷과 SNS상에서 ‘글루텐은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교차설계(double-blind, sham-controlled crossover)로 진행됐으며, 참가자와 연구진 모두 섭취한 시리얼바의 성분을 알지 못했다. 섭취 후 참가자들의 증상을 기록하고, 대변 샘플을 분석해 실제로 글루텐이 섭취됐는지도 확인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시리얼바를 먹지 않았던 참가자들이 꽤 있었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약 3분의 1만이 실험 지침대로 시리얼바를 먹었으며, 일부는 증상이 두려워 섭취를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베르칙 교수는 단순히 ‘글루텐이 원인이 아니다’고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심리적 접근과 교육을 병행해 환자들이 식이 선택에서 지나친 회피 대신 균형 잡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에게 있어서 식단만큼이나 심리적 요인이 증상 유발에 핵심적일 수 있으며, 개인 맞춤형 심리상담이나 인식 개선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