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정밀 암 치료의 미래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 기존 수년이 걸리던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의 설계 및 개발 과정을 불과 몇 주로 단축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단백질 설계 플랫폼이 등장했다. 덴마크 공과대학(DTU)과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최신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정확히 식별하고 제거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 단백질이 실험실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25년 7월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암세포 표면의 pMHC 분자에 정확히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 결합체(미니바인더)를 AI를 이용해 컴퓨터상에서 설계했다. 기존 면역치료는 환자나 기증자의 T세포 수용체를 찾아내어 암을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는 개별 차이가 크고 시간도 많이 소요돼 한계가 있었다. 이번 AI 플랫폼은 환자 혈액에서 채취한 면역세포에 설계된 단백질을 삽입해 새로운 세포치료제, 즉 IMPAC-T 세포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암 항원 중 하나로 잘 알려진 NY-ESO-1을 타깃으로 미니바인더를 설계했고, 실험 결과 해당 단백질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CAR-T 치료와 유사한 작동 원리를 가지면서도, 더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는 정밀도가 높은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는 치료 단백질의 안전성 확보에도 사용됐다. 연구진은 미리 설계된 단백질이 정상세포의 pMHC와 결합할 가능성을 사전에 평가하는 ‘가상 안전성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실험 단계 이전에 잠재적 부작용을 사전 차단할 수 있었다.


DTU의 시네 레커 하드럽 교수는 “정밀 치료에서는 교차 반응을 피하는 것이 생명”이라며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AI가 이를 감지해주기 때문에 안전성과 치료 효율 모두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이 특정 암 항원만이 아니라, 환자 맞춤형 암 표적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게서 확인된 새 표적을 기반으로 미니바인더를 설계해, 실제 맞춤 면역치료제 개발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초기 임상시험이 시작되면, CAR-T 치료와 유사한 절차로 진행된다. 병원에서 환자 혈액을 채취한 뒤 면역세포를 분리하고, 실험실에서 AI가 설계한 단백질을 삽입해 암세포에 특화된 치료세포를 제작한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티모시 젠킨스 교수는 “우리는 면역세포에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고 있다”며 “단 몇 주 만에 맞춤형 치료제를 설계하고 시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