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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술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려요.”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주변에 흔하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현상은 단순히 체질로 넘기기 쉽지만, 의학적으로는 ‘알코올 분해 효소 결핍’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을 분해하기 위해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와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2)라는 두 효소를 활용한다. 이 과정 중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강한 독성을 지닌 중간 물질로, 이를 신속히 분해하지 못하면 체내에 축적되어 혈관이 확장되고 얼굴이 붉어지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반응이 나타난다.


이 중 ALDH2 효소가 비활성화되었거나 결핍된 사람은 주로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의 약 30~5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소량의 술에도 강하게 반응하며, 이 반응은 단순한 외모 변화로 그치지 않고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복적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장기적으로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사실상 ‘이 이상 더 마시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그런데도 무리해서 술을 마시게 되면 구토, 어지럼증, 호흡곤란은 물론, 심한 경우 실신이나 심정지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술을 피하거나 아주 소량만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를 강요하거나 체질을 무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얼굴만 빨개지고 괜찮다”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유전자라는 설계도에 따른 몸의 신호다. 내 몸이 보내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진짜 건강관리의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