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cancer-institute-egT3xtDu9DQ-unsplash.jpg\"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희귀하고 치료가 까다로운 혈액암인 만성 골수구 백혈병(CMML)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호주 남호주보건의학연구소(SAHMRI)가 주도한 PREACH-M 임상시험에서 표준 치료제 아자시티딘과 실험적 항체 렌질루맙을 병용한 결과, 상당수 환자에서 장기간의 질병 억제가 확인됐다.


CMML은 골수에서 과도하게 생성된 비정상 혈액세포가 혈류를 타고 퍼지며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기존 치료로는 일부 환자에게만 단기적인 호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생존율도 낮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난제로 꼽혀왔다. 렌질루맙은 호주에서 개발된 항체로, 비정상 세포와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핵심 신호전달 분자를 차단해 혈액 내 균형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한다.


국제 학술지 ‘Blood’에 게재된 중간 분석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34명 가운데 22명이 치료 첫 1년 내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혈액 검사에서는 유해 세포 수치와 염증 지표가 치료 3개월 후 급격히 감소했고, 6개월 시점에는 더욱 뚜렷한 호전을 나타냈다. 특히 15명은 재발 없이 1년 이상 치료를 이어갔으며, 3명은 3년 이상, 1명은 무려 4년간 치료 후에도 관해 상태를 유지했다.


SAHMRI 혈액암 프로그램 책임자인 댄 토마스 부교수는 유럽 혈액학회(EHA)에서 열린 발표에서 “이처럼 난치성 질환에서 장기적 반응을 확인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환자들의 혈구 수치와 증상이 수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은 과거에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CMML뿐 아니라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등 관련 혈액암 환자 치료에도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표준 치료에 내성을 보이던 한 AML 환자가 렌질루맙 병용 요법에 반응하며 골수 내 암세포 비율이 20%에서 7%로 줄어든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혈액암 유형에서 병용 요법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CMML 환자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