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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정신병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옥스퍼드 대학교,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진행한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증 등 전통적 진단 범주와 관계없이 뇌 도파민 변화가 정신병 증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정신병 증상의 생물학적 기초가 진단 라벨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며, 기존 치료 방식을 재고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연구팀은 정신병을 처음 경험한 환자 38명과 정신 건강이 정상인 대조군 38명을 대상으로 PET 스캐닝을 활용해 뇌 도파민 합성을 측정했다. 환자군은 우울증 증상을 가진 그룹과 조울증 및 혼합 증상을 보이는 그룹으로 나뉘었으며, 스캔 결과 두 그룹 모두 도파민 합성이 증가하면 환각, 망상 등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기존 항정신병 약물이 주로 조현병 환자에게 사용되었지만, 도파민 변화를 기반으로 한 치료는 진단 범주와 무관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에서 도파민 합성이 가장 많이 증가한 영역은 뇌의 연합 영역, 변연계, 감각운동 영역이었다. 특히 조울증 환자의 경우 변연계에서 도파민이 더 많이 생성되는 반면, 우울증과 정신병을 동시에 앓는 환자들은 연합 영역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는 정신병이 공통된 도파민 변화를 공유하면서도, 동시에 진단별로 고유한 신경학적 특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뇌과학과의 수석 연구원 사미르 자우하르 박사는 “정신의학적 진단은 뇌에서 일어나는 실제 작용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며 “자연은 우리의 진단 규칙을 따르지 않으며, 치료법 선택과 환자 반응 예측에도 제한적 지침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은 기존의 진단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생물학적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옥스퍼드 대학교 공동 저자 롭 맥커천 박사도 “현재 대부분 정신병 치료제는 도파민 신호 전달 조절을 목표로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도파민 기능 장애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며, 근본적 생물학적 요인을 고려한 개별화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확인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병 치료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조현병과 같은 특정 진단군에 집중되었던 도파민 기반 치료를, 우울증과 조울증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병 증상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향후 연구와 임상 적용을 통해 보다 정밀한 치료법 개발과 환자 맞춤형 처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신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점차 진단 중심에서 생물학 중심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도파민 기반 연구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