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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낭포성 섬유증은 폐와 소화기관 등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몸속 점액이 지나치게 끈적하고 두꺼워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고 영양 흡수를 방해한다. 미국에서만 4만 명 이상의 환자가 이 질환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치료가 가능하더라도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기 사망률이 높은 난치성 질환인 만큼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 반응 모니터링은 환자 관리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낭포성 섬유증 진단의 황금 표준은 땀샘 염화물 검사다. CFTR 유전자 변이로 인해 환자의 땀 속 염화물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특성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검사는 전문 실험실 장비가 필요해 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해야 하며, 검사 주기와 접근성이 제한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약물 치료 반응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확인하기에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연구진은 의료 기기 기업 에피코어 바이오시스템스와 협력해 ‘CF 패치’라 불리는 무선 땀 패치를 개발했다. 스티커 형태의 이 기기는 손목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으며, 두 개의 채널을 통해 땀의 양과 염화물 농도를 동시 측정한다. 패치 표면에 나타나는 색상 변화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촬영 후 분석되며, 별도의 대형 장비 없이도 환자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성인 낭포성 섬유증 환자 20명과 건강한 대조군 7명을 대상으로 임상 평가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표준 땀샘 검사와 함께 CF 패치를 착용하고, 2주간 원격 운동 세션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CF 패치는 기존 실험실 검사와 유사한 정확도로 땀 속 염화물 농도를 측정했으며, 특히 CFTR 조절제와 같은 최신 치료제의 효과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연구를 이끈 마누 제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낭포성 섬유증 환자의 땀 속 염화물을 집에서 원격으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특히 약물 치료 반응을 일상생활 속에서 추적할 수 있어 임상적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도 CF 패치가 선별 검사와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연구진은 CF 패치가 실제 진료 환경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가 낭포성 섬유증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