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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노보노디스크의 체중 감량 치료제 ‘위고비(Wegovy)’에 대해 새로운 적응증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으로 위고비는 비대상성 간경변이 없는 성인 환자 가운데 중등도 이상의 섬유화를 동반한 대사기능 관련 지방간염(MAS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FDA의 이번 허가는 조건부 신속 승인으로, 3상 임상시험에서 위고비가 간 섬유화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개선 효과를 보였고, 간염을 호전시키는 동시에 질환 진행을 억제한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위고비는 미국에서 MASH 치료제로 공식 출시됐으며, GLP-1 계열 약물 가운데 해당 질환 치료에 허가를 받은 최초의 사례가 됐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내 MASH 환자가 약 2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ASH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은 지금까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의 ‘리브디프라(Rezdiffra)’가 유일했다. 리브디프라는 지난해 3월 승인 후 예상보다 빠른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2024년 순매출은 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5년 상반기에만 3억5000만 달러를 올리며 블록버스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부터 연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위고비 승인으로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비만 치료제로 연 수십억 달러 매출을 기록 중인 위고비가 간질환 적응증까지 확보하면서 리브디프라의 성장세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고비 승인 직후 마드리갈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경쟁 심화에 따른 수요 분산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사 질환과 동반된 MASH 환자의 경우 위고비 처방을 우선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MASH 환자는 이미 GLP-1 약물을 사용 중이거나 체질량 지수가 높지 않은 ‘마른 MASH’ 환자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릴리의 제프바운드(Zepbound)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선호되고 있어, 단순히 라벨 확장만으로 위고비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DA가 위고비의 라벨을 임상 결과와 동일하게 반영한 점은 신속 승인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는 향후 아케로 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 89바이오(89bio), 사지멧 바이오사이언스(Sagimet Biosciences) 등 현재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인 다른 MASH 치료제 개발사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두고 MASH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에서 입증된 위고비의 파급력이 간질환 영역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리브디프라를 비롯한 경쟁 약물과 어떤 차별성을 만들어낼지가 향후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환자들에게는 치료 옵션이 늘어난 만큼, 보험 적용 여부와 실제 접근성 확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