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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아스트라제네카가 20년 넘게 이어온 폐암 치료제 개발 여정에서 다시 한번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를 겨냥한 치료 전략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의 도전은 2003년 ‘이레사(Iressa)’라는 약물에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으나, 기대 이하의 치료 효과로 2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일부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반응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고, 이후 연구를 지속해 2015년 EGFR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다시 승인을 획득했다. 이 경험은 이후 개발된 ‘타그리소(Tagrisso)’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타그리소는 EGFR T790M 변이를 겨냥해 처음 등장한 뒤, 대규모 임상시험인 플로라(FLAURA) 연구에서 전체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1차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전이성 폐암뿐 아니라 초기 단계 환자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EGFR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 전 과정의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 항암치료가 화학요법에만 의존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과학적 진전은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발표된 임상 최종 분석에서는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병용 치료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새롭게 승인된 ‘다트로웨이(Datroway)’까지 더해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포트폴리오는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다만 다트로웨이의 적응증 범위는 초기 기대보다 좁아졌지만, 기존 EGFR 치료제와 병용 가능성이 열려 있어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폐암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아룬 크리슈나(Arun Krishna) 부사장은 “폐암 환자의 약 20%는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비흡연자이며, 이들에서 EGFR 변이가 주요 발병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그리소는 이제 EGFR 환자 전 단계의 치료 골격(backbone)으로 자리 잡았으며, 앞으로는 조기 발견과 병용 요법 확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전체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자사 치료제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단일 약물뿐 아니라 병용 요법을 적극 개발하고 있으며, 환자 여정을 더 앞 단계로 확장해 조기 진단 및 치료 개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여전히 폐암 선별검사율이 낮아 비흡연자의 조기 발견에 큰 장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는 보건의료 시스템, 환자단체, 학계와 협력해 비흡연자 폐암 검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EGFR 변이는 이제 폐암 치료의 확고한 타깃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아형과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고 있어 연구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러한 과학적 진보의 최전선에서 다각도의 연구를 이어가며, 환자 맞춤형 치료 시대를 더욱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20년 전 실패로 시작된 도전이 이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의 성공으로 이어지며, 폐암 치료 역사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름을 굵게 새기고 있다.